고전이란 모두가 알지만 더 이상 아무도 실제로 읽거나 시청하지 않는 작품이란 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워즈**는 고전의 정의에 부합하는 시리즈가 되고 있다. MZ세대에게 스타워즈는 **아빠나 삼촌이 보는 옛날 영화**다. 2012년 루카스필름과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를 인수한 디즈니는 2010년대 시대상을 반영한 새 영화를 내놓았지만 상업적 성공과 별개로 ‘옛날영화’의 이미지는 여전했다. 게다가 9편이 넘는 영화와 수많은 스핀오프 애니메이션들은 이 40년 넘은 프랜차이즈의 **진입장벽**을 높였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된 첫 스타워즈 작품은 제목에서 아예 ‘스타워즈’를 빼버렸다. 그리고 주인공도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관심조차 없다**. 그는 당장 먹고사는게 바쁜 현상금 사냥꾼이다. 이로 인해 시리즈에 대한 진입장벽은 허물어졌고, 전 세계 시청자들은 이 떠돌이 사냥꾼에게 열광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초록색 외계인 아기는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다.

2019년 첫 시즌이 공개되어 매년 새로운 시즌을 선보이고 있는 이 시리즈의 제목은 ‘더 만달로리안’이다. 시리즈의 주인공 ‘딘 자린’(Din Djarin)은 현상금 사냥꾼이다. 딘 자린은 ‘스타워즈’ 영화 시리즈에서 다뤄진 은하계(The Galaxy)의 정치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 그는 심지어 ‘제다이’**나 **‘다스 베이더’**같은 이름을 들어도 **“그게 뭔데?”**라고 반응한다. 대신 그는 자신이 속한 업계에선 누구보다 뛰어나다. 현상수배된 인물을 정확히 찾아내고, 고객이 원한다면 산 채로 냉동시켜 배달한다.

이런 딘 자린의 인생은 한 ‘50세 남자를 잡아와 달라’는 의뢰를 받으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그 ‘50세 남자’는 겨우 3살 쯤 되어 보이는 초록색 피부의 아기였기 때문이다. 딘 자린은 홀로 버려진 아기를 보자 마음이 약해진다. 딘 자린 또한 전쟁고아였기 때문이다. 그는 전쟁 고아들을 입양하는 전통이 있는 만달로리안**이란 민족에게 입양되어 키워졌다. 그는 아이를 의뢰인에게 데려가는 대신 만달로리안으로서 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심한다.

이제 그는 은하계 뒷골목에서 가장 알아주는 베테랑에서 도망자 신세로 전락한다. 하지만 이 위기는 오히려 딘 자린이 어린 시절 가진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그는 이 신비로운 50살 먹은 아기와 은하계 곳곳을 누비며 그 이 아기를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이 신비한 아기도 점점 딘 자린에게 마음을 열어가며 그의 비밀도 차츰 밝혀진다.

2019년 디즈니 플러스 런칭과 함께 공개된 이 오리지널 시리즈는 여러 장점이 있다. 일단 이 시리즈의 에피소드들은 런타임이 짧다. 짧은 것은 30분도 되지 않으며, 가장 긴 에피소드도 50분을 넘기지 않는다. 만달로리안은 현대인들이 스마트폰으로 SVOD 시리즈를 시청한다는 점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만달로리안은 ‘스타워즈’라는 묵직한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혼자 식사하거나 지하철에서 틀기 딱 좋은 시리즈**다.

그리고 가장 치명적인 장점은 귀여운 아기와 그를 키우는 딘 자린이다. 초록색 피부의 신비로운 외계인 아기는 시리즈 내내 귀여움을 어필한다. 혼자 우주를 떠도는 외로운 총잡이에서 갑자기 아빠가 된 딘 자린은 이 ‘베이비 요다’와 아주 잘 어울린다. 이 시리즈는 마지막 한 두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대부분 이 우주 아빠(space dad)와 귀여운 아기의 우당탕탕 모험이 대부분이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낯선 세계를 모험하는 이 시리즈는 남는 시간에 틀어 놓고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