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다큐프라임 - 녹색동물 3부 짝짓기"는 식물과 곤충 사이의 독특하고 흥미로운 상호작용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평소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이들의 번식 전략을 소개하며, 자연계에 숨겨진 경이로운 지혜를 발견할 수 있게 해줍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리주나어 식물의 거대한 꽃이었습니다. 이 식물은 무려 7년이라는 기간 동안 양분을 축적하며 준비한 후, 높이 3m, 폭 1.5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꽃을 피웁니다. 그런데 이렇게 거대한 꽃이 유혹하려 했던 것은 작은 파리들이었습니다. 시체 냄새를 풍기며 36도의 열기까지 내뿜어 주변의 파리들을 모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일단 파리들이 꽃에 모이면 많은 수술과 암술이 있어 효과적으로 수분 매개를 할 수 있었습니다. 7년의 기다림 끝에 단 이틀만에 끝나는 이 짧지만 화려한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멸종위기종인 광릉쥐꽃의 교활한 전략도 흥미로웠습니다. 이 꽃은 구멍 모양의 특이한 형태와 색, 그리고 털 등을 이용해 벌을 유인합니다. 벌이 구멍 안으로 들어가면 갇히게 되는데, 이때 투명창을 통해 빛을 내보내 벌의 탈출 본능을 자극합니다. 벌이 구멍 밖으로 나오려 버둥칠 때 털과 좁은 출구 등으로 인해 꽃가루를 묻히게 되는 것이죠. 마치 함정에 빠트려 속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벌의 습성을 이용한 정교한 수분 전략입니다.

한편 곤충들의 번식 행태도 소개되었는데, 코벌레가 벌레 사냥 후 구멍 속에 알을 낳는 모습, 용담꽃이 밤에 벌을 가두어 꽃가루에 묻힌 꽃가루를 받아내는 모습 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생존을 위해 기를 쓰고 있는 이들의 다양하고 기발한 방식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이 다큐멘터리는 식물과 곤충의 번식 과정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어, 자연계의 경이로움을 새롭게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평소에는 잘 주목하지 못했던 이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살아가기 위한 선명한 전략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연 속 생명체들의 지혜와 본능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유익한 시청이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고 흥미로운 내용을 다룬 탓에, 자연 다큐멘터리 매니아뿐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