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은 2020년대들어 큰 악재 두 개를 만났습니다. 하나는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전염병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디즈니의 CEO교체였습니다. 디즈니의 황금기를 이끈 밥 아이거를 이어 CEO가 된 밥 차펙은 영화 산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마블 스튜디오를 비롯한 디즈니 산하 영화 제작사들에게 아직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영화와 TV시리즈들의 제작 발표를 지시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디즈니 플러스에 스트리밍 할 TV시리즈 확보하려는 의도였습니다. 그 결과 2023년에 공개된 마블의 프로젝트 중 다수가 혹평을 면치 못했습니다. 마블 관계자들은 아무 내용이나 기획도 없이 제목만 정해놓은 영화와 TV시리즈를 일단 아무 내용으로 채워 넣는 식으로 일해야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이 문제를 디즈니 이사들도 인지한 모양인지 2022년 11월, 이사회가 밥 차펙을 해임하고 밥 아이거를 다시 데려왔습니다. 아이거 복귀 이후, 마블은 개봉 일정을 대거 조정하고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앞으로 ‘에코’를 비롯한 디즈니 플러스 마블 시리즈들은 영화와 같은 세계지만 사실상 별개의 이야기를 할 예정입니다. 또한 ‘양보단 질’을 선택해 2024년 마블 영화 개봉작은 단 한편입니다. 2021년 이후 마블은 밥 차펙 CEO가 정해준 일정에 따르느라 어색한 특수효과를 그대로 극장에 내보냈습니다. 마블은 2024년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들의 개봉을 길게는 1년까지 미뤄 시각적인 요소를 개선할 예정입니다.**

데드풀3(Deadpool3, 2024년 7월)

20세기 폭스에게 판권이 팔려갔던 데드풀이 마블로 돌아왔습니다. 스파이더맨처럼 리부트되는 것이 아닌 기존 라이언 레이놀즈가 연기하던 데드풀이 그대로 마블 유니버스를 침공합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데드풀은 멀티버스를 여행하며 휴 잭맨이 연기하는 ‘울버린’과 만난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2024년 개봉하는 유일한 마블영화입니다. 마블 직원들은 올해는 이 영화를 성공시키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꽤나 야심찬 영화라고 합니다. 특히 2022년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 기대하던 것을 이 영화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캡틴 아메리카: 멋진 신세계(Captain America: Brave New World, 2025년 2월)

안소니 마키가 연기하는 ‘샘 윌슨’이 새로운 캡틴아메리카가 되어 극장으로 돌아옵니다. 그는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노인이 된 스티브 로저스에게 방패를 물려받았습니다. 이번 영화는 그가 본격적으로 캡틴아메리카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스타워즈와 블레이드 러너로 유명한 해리슨 포드가 악역 ‘썬더볼트 로스’ 역으로 출연합니다.**

원래 이 영화는 2024년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마블은 액션 장면이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개봉을 2025년으로 연기했습니다. 캡틴아메리카가 마블 유니버스에서 언제나 중요한 프랜차이즈였음을 생각한다면 마블이 꽤나 힘을 준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레티샤 라이트가 연기하는 블랙팬서가 등장한다는 루머가 있습니다.

판타스틱 포(Fantastic Four, 2025년 5월)

1961년 처음 소개된 ‘판타스틱 포’는 어벤져스보다 먼저 결성된 슈퍼히어로 팀으로, 1960년대 마블 코믹스의 전성기를 이끈 작품입니다. 이 만화는 1960년대 당시 분위기를 반영한 듯, 방사능에 노출된 우주인들이 슈퍼히어로가 되었다는 설정을 갖고 있습니다. 21세기에는 가족과 SF라는 소재의 결합으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입니다.

그러나 이 판타스틱 포는 영화화만 되면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2015년 ‘판타스틱 포’는 2010년 히어로 영화 중 가장 큰 실패로 거론됩니다. 따라서 마블은 자사의 대표 프랜차이즈인 판타스틱 포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고, 마블 내에서도 가장 신경쓰는 프로젝트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판타스틱 포의 멤버 '리드 리처드'(존 크래신스키)가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2022)에 등장했기 때문에 존 크래신스키가 그대로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됐습니다. 그러나 마블은 크래신스키의 출연은 단발성이며, 새로운 리드 리처드를 캐스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썬더볼츠(Thunderbolts, 2025년 7월)

2016년, 마블의 경쟁사 DC가 악당들을 모아 자살 임무에 보내는 내용의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선보였습니다. 평가는 좋지 않았지만 여러 인상적인 캐스팅과 마케팅으로 흥행에는 성공했습니다. 2025년에는 마블 버전의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개봉합니다.

‘썬더볼츠’에서는 과거 마블 영화에 등장했던 악당 혹은 안티히어로(영웅을 할 생각은 없지만 어쩌다보니 영웅 노릇을 하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 새로운 위협에 맞섭니다. 이 팀의 멤버중 가장 익숙한 사람은 ‘윈터솔져’(세바스찬 스탠)입니다. ‘블랙 위도우’에서 인상깊은 모습을 보여준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와 레드 가디언(데이비드 하버), 태스크 마스터(올가 쿠릴렌코)도 출연합니다.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에 등장한 ‘US에이전트’(와이엇 러셀)도 이 팀에 합류합니다.

블레이드(Blade, 2025년 11월)

마블의 뱀파이어 영화 ‘블레이드’가 2025년 개봉합니다. 반은 뱀파이어고 반은 인간인 블레이드는 양쪽의 장점을 모두 갖고 태어났습니다. 따라서 그는 우월한 신체 능력을 가진 동시에 태양빛 아래에서도 타죽지 않습니다. 블레이드를 연기하는 것은 배우 마허샬리 알리입니다. 그는 전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블 시리즈 ‘루크 케이지’에서 코튼 마우스를 연기한 바 있습니다. 이번 영화를 계기로 마허샬리 알리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1인 2역을 맡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