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개봉해 5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낸 영화 ‘웡카’가 한국에 1월 31일 개봉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어릴 때 재밌게 봤기 때문에 오랫동안 기다려온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프리퀄입니다. 기존 영화가 윌리 웡카의 후계자 찾기였다면, 이 영화는 웡카가 초콜릿 공장을 설립하는 과정을 다뤘습니다.
7대양을 여행하고 이탈리아 밀라노와 비슷하게 생긴 ‘도시’에 도착한 윌리 웡카(티모시 살라메)는 자신만의 초콜릿 가게를 오픈할 생각에 들떠 있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초콜릿 사업을 독점해온 ‘초콜릿 카르텔’이 그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그의 계획을 망치려 합니다.
웡카 스틸. 초콜릿 카르텔 3인방이 경찰을 초콜릿으로 매수하고 있다.
이 영화 속에서 초콜릿은 화폐나 다름없습니다. 다들 초콜릿에 미쳐 있지만 비싸서 마음껏 사먹지 못합니다. 초콜릿 카르텔은 초콜릿에 중독된 경찰과 성직자들을 무려 초콜릿으로 매수합니다. 아무리 강직한 경찰도 초콜릿 앞에서는 꼼짝 못합니다. 이에 맞서는 윌리 웡카는 도시에서 새로 사귄 친구들과 꿈을 쫓는 여정을 이어갑니다. 그리고 밤마다 그의 초콜릿을 훔쳐가던 ‘움파룸파’가 예상치 못한 조력자가 됩니다.
움파룸파 스틸
이 영화는 완벽한 크리스마스 영화입니다. 가족 간의 유대와 친구들의 우정을 한 편의 아름다운 뮤지컬로 표현했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뮤지컬 영화가 아니라 정말 뮤지컬을 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그 덕분에 영화가 끝난 다음에도 관객들이 극장에 앉아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보았습니다. (적어도 한국은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보는 문화가 없습니다.)
웡커 '슬러그워스' 캐릭터 포스터
성공적인 뮤지컬적 요소 외에도 여러 다양한 조연들이 작품과 잘 어울리게 등장했습니다. 1960년대 버전으로 등장한 '움파룸파'는 당연히 최고의 조연이고, 초콜릿 카르텔의 멤버들은 악역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가졌습니다. 이들은 전형적인 악당이지만 경찰을 매수할 때 돈 대신 초콜릿을 내밉니다. 그 바람에 이들은 뮤지컬에 등장하는 귀여운 반동 인물로 인식됩니다.
저는 웡카의 속편으로 초콜릿 카르텔 영화도 보고 싶습니다.
정말 아쉬운 점이라면 이 영화가 크리스마스가 아닌 설 연휴를 앞두고 개봉했다는 것입니다. 웡카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영화이고, 그 때 봤다면 더욱 감동적으로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한국은 미국보다 1달도 아닌 무려 2달이나 개봉이 늦었습니다.이미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 영미권 매체에서 오가는 것을 보았고,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가 많이 식은 상태로 극장에 가야 했습니다. 만약 12월 중순에 이 영화를 보았다면 어땠을지 궁금하면서도 참 아쉽습니다.